가공식품 위주의 학교 비건 급식, 정말 건강한가?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의 비건 식단이 어린이에게는 더 나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에서 영양사로 근무하는 레베카 휘태커는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학교에서 가공식품 위주의 비건 급식을 제공하고 있어 아이들에게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비건 너겟, 콩과 칩, 빵과 샐러드를 곁들인 구운 감자, 육류가 들어있지 않은 소시지 롤로 구성된 식단은 최근 몇 년간 아이들에게 제공된 대표적인 비건 급식이다”라며 “이러한 비건 식단에는 철분과 아연, 비타민B 및 고품질 단백질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아동건강 및 영양 전문가들은 육류 없는 채식 급식이 오히려 건강에 나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당근과 브로콜리를 곁들인 닭고기구이 대신 초가공식품이 제공될 수 있다는 것. 육류 대용으로 출시된 가공식품에는 품질이 낮은 재료가 포함될 수 있으며 필수 영양소와 비타민이 부족할 수 있다.

영양학자들은 이상적인 학교 급식은 고품질 단백질, 건강한 지방, 다양한 채소 또는 샐러드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고루 포함된 영양가 높은 식사는 아이들이 포만감을 느끼고 학교에서 건강에 해로운 간식을 먹지 않도록 도와준다.

할리스트리트의 영양사 킴 피어슨은 아이들이 하루 5가지 채소 과일을 섭취할 수 있도록 바나나와 사과로 식사를 보완할 것을 제안했고 또 다른 전문가는 채식 식단으로 고기가 없는 칠리를 추천했다.

에든버러를 비롯해 영국 전역에서는 환경보호 차원에서 채식을 주장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도 채식 급식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면서 부실 급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학부모들은 부실 채식 급식 사진을 SNS를 통해 공개하며 급식 논란이 유발됐다. 한 사진에는 브로콜리 2조각, 당근 1조각, 구운 감자 2개, 소시지 1개, 정체불명의 한 덩어리로 구성된 식단이 있었다.

환경, 식품 및 농촌 문제 선정 위원회의 위원장인 로버트 굿윌 경은 “채식은 건강에 좋을 수 있지만, 적절한 계획 없이는 필수 영양소가 부족할 수 있다”며 “고기는 철분이 풍부하고 우유 등 유제품에는 비타민이 풍부하다. 아이들의 일부는 가정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고 비건 급식 때문에 학교에서도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지 못한다”고 말했다.

킴 피어슨은 “육류 대체 비건 가공식품은 누구에게도 추천하지 않는다. 가공육과 가공 비건 대체 식품 모두 어린이 건강에 해롭다. 품질이 낮은 재료와 첨가물이 많이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아이들이 학교 급식에서 먹는 음식 중 너무 많은 부분이 정제되고 영양이 부족한 탄수화물, 튀김 또는 설탕이 많이 함유된 초가공 식품이다”라고 덧붙였다.

애스턴대학 공인 영양사 듀안 멜러 박사는 “영양가 있고 균형 잡힌 비건 식단을 제공하려면 모든 필수 아미노산과 지방산, 비타민D 및 B12 포함한 비타민, 요오드 및 철분과 같은 영양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건 버거나 비건 소시지 등 육류와 유사한 비건 대체품은 육류보다 염분이 더 높을 수 있다”며 “이러한 비건 대체품으로 식단을 구성하기 더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어슨은 이상적인 학교 급식으로 통곡물, 양질의 단백질, 건강한 지방, 다양한 채소 또는 샐러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학교에서는 케이크나 요구르트 등 당분이 높은 디저트 대신 신선한 과일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