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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애국교육 거부하며 학생 이탈률 급증...교육시스템 위기

김성은 2023-05-12 00:00:00

홍콩의 학생과 교사의 이탈

정치적 긴장이 교육시스템 위협
정치적 분위기로 인해 교사와 학생이 떠나면서 홍콩 학교에 위기가 닥쳤다. 홍콩대학
정치적 분위기로 인해 교사와 학생이 떠나면서 홍콩 학교에 위기가 닥쳤다. 홍콩대학

홍콩에서 학교를 자퇴하고 유학 및 이민을 선택하는 학생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여러 학교가 정원 미달 상황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이탈로 홍콩의 교육시스템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9일(현지시간) 정치적 분위기로 인해 교사와 학생이 떠나면서 홍콩 학교에 위기가 닥쳤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학생 가족과 교사들의 인터뷰를 다루며 이러한 이탈의 원인이 국가보안법과 '애국 교육' 강화라고 지적했다.

출산율 감소와 주민 이탈로 인해 학생과 교사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홍콩의 교육 시스템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유치원부터 중등학교까지 6만4,000명 이상의 학생이 홍콩 교육시스템을 떠났다. 지난 학년도(2021~2022년)에는 전체 학생의 4%에 해당하는 3만 3,600여 명의 학생이 학교를 떠났으며, 이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현지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5개의 학교가 등록 인원 부족으로 향후 몇 년 내에 폐쇄될 위기다.

정치적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홍콩의 학교를 떠나는 가족과 교사들

학부모와 교사들은 3년 전 '애국 교육'을 강조하는 국가보안법 시행과 학업 압박으로 인해 학생들이 홍콩을 떠나고 있다고 말한다. 2020년에 도입된 국가보안법은 분리, 전복, 테러,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의 범죄에 대해 종신형을 포함한 엄중한 처벌을 부과함으로써 반정부 시위에 대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3년간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애국심과 '국가 안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여러 조치가 도입되었다. 비판적이고 다원적인 사고를 장려하는 자유주의 학습은 오는 9월부터 당국에 대한 충성심에 초점을 맞춘 '시민 의식과 사회 발전'으로 대체된다.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익명을 원한 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교육 기관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집중적인 감시를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사들 또한 새로운 이념적 요구와 비판적인 발언으로 신고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사기가 저하됐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한 해에 약 6,500명의 교사가 홍콩 학교에서 퇴사하거나 은퇴했다. 이는 2021년 이민 물결 이전 평균 수치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로 절반 이상이 정년 이전에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교사는 9월부터 국가 보안 시험을 통과하고 중국 연수에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규제 강화로 교사들의 사기는 더욱 더 떨어지고 있다. 교육에 대한 제한이 커지며 홍콩의 다음 세대가 급변하는 국제 사회에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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