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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다양성] "거부당하면 화나요" 거절민감성 ADHD 여아에게 더 심각

김성은 2023-05-11 00:00:00

성별에 따른 ADHD 특징
많은 여성이 거절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기 힘들어한다. 라탈란스쿨 
많은 여성이 거절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기 힘들어한다. 라탈란스쿨 

유독 거절 당하면 화가 나거나 자존감이 떨어지는 등 정서적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 거절로 인한 고통을 피하고자 스스로 고립을 선택하기도 한다. ADHD 소녀 이해하기 책의 저자이자 ADHD 분야에 27년 이상 종사한 임상심리학자 엘렌 리트먼 박사는 ‘거절민감성’ 또는 ‘거부민감성불쾌감(RSD)’의 증상이며, 많은 ADHD 여성이 해당된다고 전했다.

거절민감성을 공식적으로 진단받거나 장애로 등록되지는 않지만, 많은 여성이 거절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기 힘들어한다. 특히 여기에는 ADHD 여아와 여성 성인 다수가 포함된다.

이들은 모호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개인화하고, 부정적으로 해석하며 감정 반응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가령 식당 점원에게 물을 두 번이나 부탁한 상황에 대해 점원이 자신을 꺼려 했다고 해석하는 식이다. 거절로 인한 상처에서 회복하기까지 몇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간혹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거절 당한 상황을 곱씹어보기도 한다. 불안과 수치심, 회피가 동반되기도 한다.

ADHD의 성별과 거절민감성

일반적으로 여성은 다른 사람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사회적 기대와 책임감을 느낀다. ADHD 여아는 이러한 압박감을 일찍부터 경험하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나치게 예민하고 쉽게 혼란스러워하며 사회적 신호를 놓친다는 이유로 또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다른 사람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사회적 기대와 책임감을 느낀다. 세계걸가이드및걸스카우트협회 
일반적으로 여성은 다른 사람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사회적 기대와 책임감을 느낀다. 세계걸가이드및걸스카우트협회 

리트먼 박사는 “ADHD 여아는 평생 가족, 또래, 교사로부터 처벌, 따돌림, 배제, 굴욕감 등 만성적인 부정적 피드백을 받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초기 트라우마 경험은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켜 정상적인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ADHD를 앓고 있는 많은 여자아이들은 거절의 위협이 계속되면 싸우거나 도망치기에는 너무 취약한 상태가 되고, 대신 얼어붙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결국 초기 트라우마가 반복돼 회복력이 커질 수 없다.

ADHD 여성의 불안이 심화되는 이유

수십 년에 걸친 거절의 결과로 ADHD 여성은 종종 자신이 사기꾼처럼 느껴지고, 실패가 더 많은 거절로 이어질까 봐 두려워한다. 연구에 따르면 ADHD 여성은 일반적으로 ADHD가 있는 남성이나 ADHD가 없는 여성보다 자신감이 낮고 괴로움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ADHD 증상이 낮은 참가자와 높은 참가자의 그래프를 성별에 따라 분류한 결과. 프론티어스인사이콜로지 
ADHD 증상이 낮은 참가자와 높은 참가자의 그래프를 성별에 따라 분류한 결과. 프론티어스인사이콜로지 

리트먼 박사는 저서 《ADHD와 성별 차이, ADHD 여성 이해하기》를 통해 “ADHD 여성은 비판을 예상하고 거절에 대한 불안하고 두려운 반응을 내면화할 가능성이 더 크다. 반면 남성은 방어, 분노, 타인 비난으로 반응을 외부화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불안한 반응은 향후 상호작용에 대한 불안감을 증가시키는 반면, 화를 내는 반응은 불안감을 감소시킨다.

"거절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피하게 된다.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고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임상심리학자 엘렌 리트먼 박사

 

진단을 받지 않은 많은 여성은 평생 받은 부정적인 메시지를 내면화하여 자존감이 무너진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신의 의견을 억누르며 남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는가 하면, 자신의 감정적 변동성을 숨기기 위해 엄격하고 완벽주의적인 외관을 취하기도 한다. 두 가지 접근 방식 모두 지속적인 자기 모니터링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불안과 정서적 피로를 유발한다.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보다 주로 부주의한 유형의 ADHD를 앓을 가능성이 더 높았고, 학습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더 낮았으며, 학교나 여가 시간에 문제를 나타낼 가능성이 더 낮았다. 미국정신의학협회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보다 주로 부주의한 유형의 ADHD를 앓을 가능성이 더 높았고, 학습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더 낮았으며, 학교나 여가 시간에 문제를 나타낼 가능성이 더 낮았다. 미국정신의학협회 

박사는 “결국 거절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피하는 법을 배워 사회적 불안을 키우고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고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일시적으로 불안감을 감소시킬 수 있지만, 연결과 친밀감을 희생하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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