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를 비롯해 튀르키예의 지진, 미국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아이들은 공포와 분노를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 부모와 교육자로서 우리 자신도 두려움과 불확실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어떻게 아이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까?
최근 임상심리학자 샤론 샐린 박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아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지각력이 뛰어나서 우리가 걱정하거나 균형을 잃었을 때 이를 감지한다. 학교 폭력이나 총격 사건으로 인해 무력감과 괴로움에 시달릴 때, 아이들은 어른들의 이러한 감정을 알아차리고 더 심하게 느낀다”라고 말했다. 샐린 박사는 자녀가 불안에 대처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1단계 : 정신 건강에 우선순위 두기
폭력적인 사건이 발생한 후 자녀를 안심시키려고 하기 전에 부모 자신의 정서적 필요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충격, 분노, 허탈감 등의 반응은 가까운 친구나 가족, 전문가와 이야기해 처리한다. 자녀를 지도하기 전에 부모 자신의 정서적 안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예전에 겪은 경험과 유사할 경우 트라우마 때문에 자녀를 대하기 힘들 수 있다. 이럴 때는 전문가를 찾아 스스로의 감정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2단계 : 경청, 확인, 지지
즉시 조언을 하기보다는 자녀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집중한다. 공감하는 경청자가 되어 아이의 감정을 확인하는 것. 자녀가 불확실하다고 느낄 때 의지할 수 있는 개인적, 환경적 자원에 대해 열린 대화를 나누도록 장려해 걱정을 줄이고 자신감을 키우도록 도와준다.
3단계 : 맞춤형 대응
시사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자녀의 연령과 발달 단계에 따라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지 고려한다. 청소년 자녀는 각종 정보에 대한 지식과 의견이 훨씬 풍부하고 대규모 비극의 원인에 대해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아이와 열린 대화가 가능하다. 이때 부모의의견을 알리는 것이 아닌 자녀의 생각과 우려를 듣는 자리라는 점을 숙지한다.
반면, 10세 미만의 어린 자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뉴스 제목이나 이미지에도 겁을 먹을 수 있다. 뉴스를 직접 찾아보지 않고 또래로부터 소식을 들을 수도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한두 문장으로 요약하여 알려주되 겁을 먹지 않도록 한다. 자녀의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하되 광범위하게 대답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 아이가 현재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해 물어본다. 이때 아이가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기다린다. 자녀의 연령과 이해 수준에 맞게 세부적인 수준을 조정하면서 자녀와 열린 대화를 나눈다.
4단계 : 일관성 유지
일관된 일상을 유지하면 불확실한 시기에 자녀에게 안정감과 주고 안심하게 할 수 있다. 평소와 같은 스케줄을 계속 유지하면서 억지로 대화를 시도하지 말 것. 대부분 아이들은 준비가 되면 마음을 열게 된다.
5단계 : 걱정을 진지하게 듣기
자녀를 안심시키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아이가 우려하거나 걱정하는 것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대신 우리 주변에서 비극이 발생할 확률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 자녀가 의지할 수 있는 자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녀가 두려움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행동이나 사람을 고려하도록 격려한다.
6단계 : 자녀의 웰빙 모니터링
민감한 주제에 대해 논의할 때는 자녀의 즉각적인 반응과 전반적인 웰빙을 모두 주시한다. 과도한 걱정, 회피, 슬픔, 짜증, 금단 증상, 식습관이나 수면 습관의 변화, 활동을 즐기지 못하는 등의 징후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패턴을 발견하면 소아과 의사, 학교 상담가, 치료사 등 전문가와 상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