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현장에서 교권침해 등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10년 전 체벌이 전면 금지돼 사실상 학생들을 지도할 통제 수간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해외매체 컬럼비아미주리안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주의 캐스빌 R-IV 교육구는 지난 8월 체벌 정책을 복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체벌에 대한 공개적인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는 체벌이 학생들에게 충격을 주고 발달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하지만, 체벌이 오랜 시간 동안 검증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체벌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 콜롬비아 공립학교의 최고 형평성 책임자인 칼라 런던은 “사람들이 자신이 경험했던 익숙한 훈육 방식으로 되돌아가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미주리주는 합법적으로 허용하는 미국의 19개 주 가운데 하나다. 최근 몇 년 동안 체벌의 사용은 감소했지만, 2022년 또는 2023년 교육구 정책이나 2022-2023학년도 데이터에 따르면 최소 123개 미주리 교육구에서 여전히 체벌을 허용하고 있다. 일부 교육구에서는 체벌을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학부모와 상의한 경우에만 체벌을 사용한다.
Callao C-8 교육구 행정관인 파멜라 할스테드는 학군 교육위원회가 체벌을 선호하는 오랜 정책을 계속 지지하고 있으며, 규율을 통해 강한 인성을 기르는 것이 학업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다만 그는 훈육과 학대의 차이는 체벌을 가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그는 “명확한 마음과 대화를 통해 훈육하고 화를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이 체벌에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야 체벌이 효과적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주리주 남동부에 위치한 어드밴스 R-IV 교육구 섀넌 가너 교육감은 실제 체벌을 받는 것보다 체벌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특히 초등학교에서 잘못된 행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육구는 체벌을 실시하기 전에 항상 학부모의 허가를 구해왔다. 허가서는 이제 신학기 가정에게 보내는 표준 서류에 포함된다. 교사들은 훈육을 실시하기 전에 학부모에게 반드시 연락을 취하며, 학부모와 교장 사이에 대화가 오간다.
학교에서의 체벌과 대안적 훈육 방법의 영향
암스테르담대학 아동발달 및 교육연구소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체벌은 부정적인 외현화 및 내면화 행동과 학업 성취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외현화 행동은 괴롭힘, 언어적 및 신체적 공격성, 규칙 위반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내면화 행동은 불안, 우울증, 정신적 및 사회적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컬럼비아 공립학교의 전 교육감이자 현재 MU 교육 및 인간 개발 대학의 조교수인 크리스 벨처는 “학생의 행동에 문제가 많을수록 체벌을 줄이는 것이 긍정적인 행동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벌이 인지적 개입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하는 연구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벨처는 학교에서 체벌을 받은 학생은 학교라는 환경이 안전한지에 대한 인식까지 바뀌며, 이러한 인식 변화는 다른 학생이 체벌을 받는 환경에 있던 다른 학생들에게도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안전에 대한 학생의 인식이 바뀌어 어른과 교육 환경에 대한 관점 전체가 바뀔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컬럼비아 공립학교의 최고 형평성 책임자인 칼라 런던은 보호자가 가하는 체벌과 학교 관리자가 가하는 체벌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후자는 학생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데 중요한 관계 형성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부 학교에서는 대화에 기반한 문제 해결과 같은 대안적인 훈육 방식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주리주 북서부에 위치한 킹시티 교육구에서는 대니 존슨 교육감과 교육구 교수진이 대화와 이해를 강조한다. 커뮤니티 중심 환경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인성 함양과 건강한 의사소통 전략을 가르치는 등 관계 형성이 중심이 된다.
컬럼비아 공립학교는 학생들에게 갈등, 타협, 자기 효능감을 탐색하는 건강한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목표다. 교육구는 행동 관리 방법의 일관성을 보장하고 유색인종 학생에 대한 불균형적인 징계를 해결하기 위한 5개년 행동 교육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여러 세대에 걸친 체벌의 악순환
저는 그렇게 자랐어요.
체벌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주장이다. 어렸을 때 매를 맞았던 사람들은 체벌을 통해 어른을 공경하는 법을 배웠으며, 다음 세대에도 체벌을 실시하면 똑같이 될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할스테드 행정관은 “체벌을 지지하는 교육위원회에 있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 강력한 훈육 체벌을 받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벨처는 공립학교가 지역사회의 가치를 반영하는 데서 체벌을 계속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훈육과 학대의 차이는
체벌을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
-미주리주 교육구 행정관 파멜라 할스테드
최고 형평성 책임자인 칼라 런던은 가정에서 자녀를 다루는 방안으로 신체적 훈육밖에 모르는 데서 체벌이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학대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때때로 자녀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기 위한 수단으로 자녀에게 신체적 훈육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런던은 결국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부모에게 다양한 행동 관리 도구를 제공하고 신체적 훈육을 사용하게 하는 근본적인 사고방식과 트라우마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